
시리즈: 고객 중심 AI
업계 전문가들은 '모델 중심 AI(Model Centric AI)', '데이터 중심 AI(Data Centric AI)' 등 기술 흐름을 설명하는 다양한 용어를 제시합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습니다. 바로 AI를 사용하는 '고객'입니다. 바운드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AI, 고객에게 진짜 필요한 AI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이 시리즈는 기술의 관점을 넘어, '고객 중심 AI(Customer-Centric AI)'를 어떻게 구현하고 비즈니스 성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바운드포의 여정과 철학을 담았습니다.
3줄 요약
AI를 도입한 기업 75%가 데이터 문제로 실패합니다. 황인호 바운드포 대표는 '돈 버리는 AI'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AI의 미래가 반도체에 있다며, 스스로를 '데이터계의 TSMC'라 칭합니다. AI 모델을 설계하는 '팹리스'와 데이터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로 나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전략으로 그는 벤츠, BMW 등이 76점을 받은 데이터 품질 평가에서 95점을 기록했고, 고객사의 AI 개발 속도를 9배 높였습니다.

Chapter 1. AI 시대, '돈 버는 데이터'는 따로 있다
"인공지능, 과연 돈이 되는가?" 황인호 대표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AI 도입의 근본적인 이유, 즉 'Why'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AI 자체가 본질이 될 수 없으며, 기존 비즈니스의 효율을 높이는 '요소 기술'로서 명확한 목표를 가질 때 비로소 '돈 버는 AI'가 된다고 정의했습니다.
Q. '돈 버는 AI'와 '돈 버리는 AI'는 무엇이 다른가요? “'인공지능을 왜 도입했는가?'
이것은 본질적인 문제에서 시작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인공지능 자체가 본질이 될 수는 없습니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요소 기술'이죠. '돈 버는 AI'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 관점에서 명확한 목표(Objective)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접근을 한 뒤, 구체적인 정량적 지표(Key Result)를 고려하며 도입해야 합니다. 이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돈 버는 AI'의 기준점입니다.”
Q. AI가 기업에 기여하는 방식은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크게 두 가지 노동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인지 노동'을 돕는 '생성형 AI'입니다. 오픈AI의 소라(Sora), 메타의 라마(Llama)와 같은 범용 모델들이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고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죠. 주로 아이디어나 제품 구상 단계에서 활용됩니다.
둘째는 '육체 노동'을 돕는 '피지컬 AI'입니다. 스마트 팩토리에서 불량품을 검출하거나 로봇의 특정 행동을 학습시키는 인공지능입니다. 이는 범용 모델과 달리, 각 산업 현장과 제품에 맞는 '맞춤형(Customized)' 모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도 결국 판별형 AI로 학습한 모델이 탑재된 것입니다.”
Chapter 2. AI 산업의 미래, 반도체에서 길을 찾다
황 대표는 AI 산업의 미래가 반도체 산업이 걸어온 길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복잡성이 커질수록 전문화된 분업이 필연적이라는 것이죠. 그는 1990년대 이전 모든 것을 다 하던 종합 반도체 기업(IDM)의 시대가 가고,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와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의 시대로 나뉜 역사를 거울삼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Q. AI 산업을 반도체에 비유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I를 만드는 프로세스가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굉장히 유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가 설계되고, 생산되고, 학습된 후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과정은, 반도체 칩이 설계, 생산, 패키징을 거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과정과 똑같습니다. 챗GPT 등장 이후, AI 산업도 똑같은 길을 걸을 것입니다. 저희는 그중 데이터 파운드리 기업입니다.”
Q. '데이터 파운드리'로서, 바운드포의 핵심 원칙은 무엇인가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로봇을 개발하는 고객사는 모델 알고리즘 연구가 생명입니다. 저희는 고객의 데이터가 안전한지, 비즈니스에 효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만 집중합니다. 오래된 데이터가 아닌, 가장 트렌디하고 빠르게 수집한 '데이터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황인호 바운드포 대표. 그는 AI 시대의 성공 방정식이 반도체 산업의 '팹리스-파운드리' 협력 모델에 있다고 믿는다. Ⓒ바운드포
Chapter 3. '다다익선'의 종말, 데이터 패러다임을 바꾸다
황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많은 데이터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AI 업계에 만연한 '다다익선(多多益善)'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양보다 질, 즉 소량이라도 기획 의도가 정확히 반영된 정밀한 데이터가 AI 성공의 핵심이라고 그는 믿습니다.
Q. "많은 데이터가 필요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I를 활용하는 실무자와 동일선상의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량의 데이터라도 기획 의도가 적절하게 반영된 데이터를 먼저 구축하고 차근차근 증강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도 당장 매출 증가를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AI 개발을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더 중요하거든요.”
Q. 그 철학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시나요?
“저희 데이터가 직접 증명합니다. 벤츠, BMW 같은 글로벌 기업의 자율주행 학습 데이터 품질이 76점을 기록했을 때, 동일 영역에서 저희 데이터로 학습한 모델은 95점의 성능을 냈습니다. 단순히 점수가 높은 것을 넘어, '차량의 인도 진입'과 같은 치명적인 위험을 방지하는 능력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습니다.”
Q. 그런 고품질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요?
“패치데이터(Patch Data)입니다. 픽셀 단위로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로, 로보틱스나 의료, 스마트팩토리 같이 정밀하고 안전해야 하는 분야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저희는 이 패치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했고, 오프라인으로 훈련된 100여 명의 전문가 네트워크 'BPN(Bound4 Partner Networks)'을 통해 최고 품질의 데이터를 대한민국에서 직접 생산합니다.”

Written by
황인호